2020.5.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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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서천
제 목 :  무림서천 제5화

 

 

무림서천 제5화 글/ 김홍익

 

5 환생, 과거로의 여행

 

수많은 영웅들과 무림고수들을 배출했던 서천무림에 언제부터인지 신경질적인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씨 성을 가진 괴팍한 인물이 등장하고 나서는 언제부턴가 이런 소란이 일상처럼 되어버렸다.

또 최근에는 서천언문이 청년무림회의소와 공동으로 서천무림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서천무림 출신인 중앙무림청의 노대내 청장을 비롯한 각계의 고수들을 초빙해 비무대회를 개최했는데 그 곳에서도 이강신은 지난번 서천언문에게 당한 것을 보복하기 위해 "서천언문이 사파연합문주에게 비겁한 암수를 썼다"는 말도 않되는 방을 군데 군데 붙이는 웃지 못할 일을 벌였다. 그리고 이 일은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은거중인 서천언문의 최고수 김정을 결국 강호로 출도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더니...네가 너의 그 알량한 실력을 믿고 그 동안 서천무림을 그토록 시끄럽게 만든 이강신이라는 잡졸이더냐"

지난번 서천언문과의 대결시 주화입마를 당해 은거에 들어갔던 이강신의 은식처로 김정이 방문했다. 김정은 모습은 삼심대 후반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마치 신선을 연상시키듯 범접치 못할 굳건한 기상이 서려 있었다. 또 신선경에 달한 경지인 듯 두 발 역시 지면에서 한척 가량 둥실 떠 전설의 경지인 허공답보를 보여주고 있었다.

"네 너같은 잡졸에게 손속을 나누기도 창피하다. 그러나 이 곳 서천무림이 너같은 사파인들이 넘보기에 쉽지 않은 곳임은 각인시켜야 되겠다. 다만 네 목숨은 거두지 않을테지만 이 땅에서 몰아내는 내 손속을 원망치 마라. 많은 정파인들이 그동안 참아왔다는 것만은 명심하길 바란다. 내가 너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으니 과거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도록 하거라"

간단한 말을 마친 김정의 손에게 갑자기 황금빛 빛무리가 일더니 두려움에 떨고 있던 이강신에게 덮쳐갔다.

빛무리속에 들어간 이강신의 몸은 그동안 살아온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어두운 세계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네놈이...어찌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워 서천언문의 봉문을 떠든단 말이냐. 그런 망발을..."

서천무림 학관의 모범생이자 나름대로 성품을 갖추었다는 전형남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말을 더듬었다.

"내가.....내 마음대로 한다는데 당신이 무슨 참견이오"

"어찌 이 곳 신성한 무림학관에서 그런 망발을 늘어 놓는단 말이냐!"

", 신성한 좋아하시네 언제부터 학관이 신성한 곳이 되었는지 그것이 궁금하군."

"네 이놈!"

형남은 해괴한 해석을 늘어 놓으며 학관의 갈등을 만드는 이강신의 망발에 분기를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강신은 김정의 환원대법으로 과거로 돌아가 십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과거 서천무림에서 행한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왜 한판 붙게? 원한다면 얼마든지 받아주지"

이강신은 전 관장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치 꼭 그것을 기다렸던 사람처럼 희죽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내 오늘 네놈의 다리를 분질러 쫓아내지 못하면 내가 성을 갈고 말겠다!"

형남은 이강신을 향해 삿대질을 해대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출사의 길이 막혀 답답한 마음을 금하지 못하고 있는 형남이었다. 평소에도 눈엣가시처럼 거슬리던 놈이 알아서 시비를 걸어줬으니 실컷 화풀이라도 할 심산이었다.

"후후후...그럼 오늘 이후로 너는 개아무개가 되는 것인가?"

"무엇이라..."

형남은 자신의 성을 개씨로 바꿔 부르는 이강신을 보며 결국 주먹을 휘두르고 말았다.

평소 색주가를 드나들며 힘깨나 쓰는 자들과 어울렸던 형남은 학관장을 하고 있다고 해도 왕년에는 이름깨나 날렸고 웬만한 주먹패는 그에게 명함도 못 내밀정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나름 사람을 패본 경험이 많은 형남이기에 그가 내지른 주먹은 다소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 였다.

형남의 주먹이 이강신의 얼굴에 그대로 내리 꽂히며 듣기 거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학생들은 반항 한번 못해보고 얼굴을 내준 이강신의 모습에 고소한 표정을 지었지만 막상 비명을 내지른 것은 이강신이 아닌 형남였다.

"끄아아악!"

"크큭. 네가 먼저 시작한 것을 잊지 마라"

아무개의 주먹이 날아올 때 살짝 고개를 숙였던 이강신은 이상한 액체를 형남의 눈을 향해 뿌렸고 재빨리 쇠판으로 날아 오는 형남의 주먹을 맞부딪히게 한 것이다.

붉게 달아오른 이마를 몇 차례 쓱쓱 문지르던 이강신은 소매를 걷어 붙이고 본격적으로 행동을 시작했다.

"잠깐...."

형남이 다급한 표정으로 잠깐을 외쳤지만 단단히 마음먹은 이강신을 멈춰 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라 했다. 하다 말면 안 하느니만 못하느니!"

이강신은 끙끙 거리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형남에게 거침없이 주먹을 날려 보냈다.

! !

연달아 두 번의 주먹질이 아무개의 얼굴에 강타하자 붉은 핏물이 터져 나오며 그는 금세 피범벅이 되었다. 코피가 터진 것이다.

"으아악! ...피 너 이강신 이새끼"

 

전관장은 얼굴에서 피가 흘러 내리자 반쯤 이성을 잃으며 고함을 질러댔다.

"부르셨소, 개아무개 선생?"

"보고만 있을 것이오 유서깊은 우리 서천무림 학관에 저런 망나니가 설치게 놔둘 생각이냔 말이오!"

아무개는 자신의 편에 서 있던 서생들을 바라보며 분통을 터트렸다.

"크큭, 본래 말이 앞서는 자들치고 몸이 부지런한 자가 없는 법이다. 세상을 위해 수학한다는 자들이 이렇듯 비겁한 자들 뿐이니...쯧쯧"

이강신은 발악하듯 외쳐대는 형남을 바라보며 그와 수학생들을 싸잡아 욕을 해댔다.

"이놈!"

두사람의 실랑이를 지켜보고 있던 수학생들이 이강신의 입에서 자신들을 모욕하는 발언이 터져 나오자 너 나 할 것 없이 얼굴이 붉어지며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렇지, 바로 그렇게 움직이란 말이다!"

이강신은 열이 넘는 수학생들이 우르르 달려 나오는 걸 보면서도 겁을 먹기는커녕 사파인답게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네놈을 쫓아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서천무림 학관을 떠날 것이다"

수학생들은 이강신을 향해 온갖 인상을 써가며 주먹과 발을 날리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어려서부터 정통무공을 배운자들도 섞여 있어서 이강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공격도 있었다. 가슴을 탕탕 내려치며 호탕을 웃음을 보이던 이강신은 한두번 손발이 엉키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수학생들의 공격에 정신 없이 얻어맞기 시작했다.

"죽어라"

"빌어먹을 놈!"

"다시는 더러운 입을 열지 못하게 이빨을 모조리 부러트려 주마!"

평소 얌전하고 기품이 서려 있던 수학생들의 입에서 뒷골목 주먹패들이나 쓰는 말들이 거침없이 흘러 나왔다, 다들 독기가 오를 대로 올라 눈에 뵈는게 없어진 상황이었다.

"크하하! 그래 용기가 있다면 그렇게 만들어 보거라"

이강신은 퉁퉁 부어 올라 엉망이 된 얼굴을 하고도 웃음소리를 그치지 않았다. 이강신은 탁상공론과 한탄섞인 목소리로 세상 탓만 하는 서천무림 학관생들의 모습이 보기가 싫었다.

"닥치지 못할까!"

수학생들은 정신없이 맞으면서도 입을 멈추지 않는 이강신에게 더욱 거칠게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자신들이라고 이렇게 사는 것이 답답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고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때 소란소리를 듣고 달려온 학관 무술사범들이 난장판이 돼버린 전각에 도착했다.

"이게 무슨 짓들인가! 당장 멈추지 못할까!"

평소 성격 좋기로 유명한 서천무림의 군사이자 관장을 맡고 있는 노회찬의 호통에 수학생들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굳어버렸다.

"사부님..."

"지금 이게 무슨 짓들이냐"

형남과 수학생들은 노관장의 호통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노관장은 멍석말이라도 당한 것처럼 널브러져 있는 이강신을 내려다 봤다.

"어서 의원에게 데려 가거라"

", 관장님"

<다음호에 계속>

김홍익

2012-03-07 오전 12:13:00, HIT : 1307, VOTE :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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