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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늑대가 돌아올까
문철수 칼럼위원[시인]
[2019-11-19 오후 12:39:00]
 
 
 

 

  리와일딩[rewilding]이란 파괴된 생태계 복원방식의 하나로 사라진 최상위 포식자를 특정한 지역에 다시 풀어 놓아 먹이사슬을 복원하거나, 도로건설 등으로 사라진 동물의 이동통로를 설치 확보 하여 동물들의 자연스런 이동을 돕는 방식 등을 일컫는다. 리와일딩의 대표적인 사례가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다. 천혜의 절경인 옐로스톤은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숲의 지배자였던 늑대가 인간과의 충돌로 인하여 사냥감으로 전락하여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와 황폐한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되살려냈다고 한다.
  늑대는 인간과 공존이 쉽지 않은 맹수다. 양이나 염소를 키우는 유목민에게 늑대는 적으로 간주됐다. 늑대가 원하는 먹이와 인간의 가축은 다르지 않기에 당연히 박멸할 대상으로 여겼다. 인간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늑대는 1927년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상위포식자가 사라지자 엘크 등 거대한 초식동물들의 개체수가 급증하게 되었고, 평화의 상징 같은 순한 대형 엘크 등의 사슴들과 초식동물의 급증으로 인하여 그 많던 푸른 먹잇감들은 서서히 줄기 시작했으며 결국 숲은 황폐해졌다. 그러다 1990년 중반 인위적으로 14마리의 늑대를 숲에 풀어놓자 예상치 못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공원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늑대가 사라지자 몸무게 400㎏이 넘는 엘크를 사냥 할 수 있는 포식자가 사라진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늑대가 사라진 숲에서 엘크는 체중을 유지하고자 엄청난 양의 풀과 나뭇잎을 먹었다. 제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과잉 번식하던 엘크가 결국 공원의 녹색 자원을 고갈의 위험에 빠뜨렸다. 평화로운 얼굴의 거대 사슴이 공원 내 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결국 식물 자원 고갈은 설치류 등 작은 동물들의 감소와 토양 침식으로 이어져 숲의 생태계에 치명적 타격을 가져다주었다.
  맹수라 불리는 초대형 포식자들은 다양한 생태계 조절 역할을 한다. 이들 최상위 포식자는 단지 직접 먹이로 삼는 초식동물뿐 아니라 소형 포식자를 조절하고 이는 다시 먹이 사슬을 타고 수많은 생태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더불어 늑대로 인해 늘어난 수풀은 식물이 저장하는 탄소의 양이 늘어나면서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학연, 지연 등의 인연으로 형성된 사람들의 유대 관계를 인맥이라 한다. 특정한 부류에서는 특히 이 인맥이 더 강하게 작용하기도 하는데 동일집단 내에서도 더 빠른 외형적 형식적 성장을 위해서는 이 인맥을 잘 쌓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기도 하다. 어떤 그룹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그 단체 또는 그 지역 안에서의 위치가 결정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맥관계는 형식적 존경과 순종의 미덕을 강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짜 존경은 강요나 권력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실력과 인격의 복합체를 대함으로써 안으로부터 감출 수 없게 표출되는 것이야 말로 존경respect이다. 존경은 사랑이라는 개념 위에 자리하는 것으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존경할 수 없다.
  당연히 사람의 관계를 생태계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더구나 인문적 환경이나 문학적 환경을 먹이사슬로 구성되는 생태계 문제에 직접적으로 대입하는 것 자체가 논리의 모순을 가져올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변화가 없고, 진보의 가능성이 없는 이 평온함이 제대로 된 인문 환경의 정착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문학권력이라는 개념이 태동하게 된 배경에는 이름값이라는 것과 그 이름값에 대한 막연한 추종과 굴종이 명예욕 또는 그것을 지향하는 개인들의 탐욕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카르텔이다. 줄을 잘 서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이 땅의 풍토가 눈을 부릅뜨고 깨어있어야 하는 부문에서 조차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순종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지축을 흔드는 발자국 소리가 사라진 땅에서 보여 지는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포식자가 사라진 자연생태계에서 급증한 초식동물들이 결국 숲을 황폐화 시키듯 변화와 생존투쟁이 결여된 환경에서는 결코 진보를 기대할 수 없다. 늑대가 사라진 고요한 숲에 잠시 평화가 찾아온 것 같아도 그 평화가 결국 자신들이 살아가는 숲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양한 부분의 원로라고 하는 사람들이 현재를 살면서 과거의 이력으로 막연한 존경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과연 늑대가 돌아오기는 할까.

편집국(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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