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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와 예산을 내 마음대로

이수원 칼럼위원

기사입력 2022-05-0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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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 칼럼위원

다가오는 61일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최근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역 내부의 민주주의는 지체상태에 빠져 있고, 주민들의 공적인 참여 또한 부진하며, 여기에다 각종 부정부패나 예산낭비 사례는 끊이지 않으면서, 지역단체장과 지방의회 모두 주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다.

이를 대표하듯 미국 국무부가 발행한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부패 관련 사건으로 지난 대선부터 논란이 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언급했다.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가 시 공무원과 공모하고 정치인에게 뇌물을 제공하여 초기 투자금에 천 배 이상에 달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대다수 국민들은 공공개발하면 정의롭고 불평부당하며 공정한 개발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공공의 이름으로 인허가권을 쥐고 흔들어 소수가 돈을 먹는 도둑정치인 셈이다. 지방자치를 통해 관료와 정치인과 같은 지배 계급이 국민의 돈을 횡령하고 개인의 부와 권력을 늘리는 클렙토크라시가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국왕은 국가가 갖고 있는 권력을 민간에 투자하고, 그 권한으로 사람들이 식민지를 개척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왕실과 나눴다. 그런 방식이 지금 다시 등장한 꼴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제국주의 시대는 공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지방자치 시대에는 완전히 비공개적으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제왕적 단체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인사권과 경제권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자치단체에는 많게는 수천 명에서 아무리 작은 지자체라도 최소 수백 명의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을 단체장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쥐고 일을 시킬 수 있다. 모든 공무원들은 자기가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을 많이 갖는 것과 승진하려는 꿈을 갖고 있다. 단체장들은 공무원 승진을 좌우하므로 승진에 목을 맨 공무원들이 단체장에게 적극적으로 조력하니 제왕적 권력이 성립한다. 지방자치가 도입된 후 32년 동안 인사권을 견제할 지방의회에 소속된 공무원 인사권도 단체장이 쥐고 있었다. 최근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지방의회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이 지방자치단체장에서 지방의회 의장으로 변경되면서 의회 인사권 독립이 시작될 정도로 단체장의 힘은 막강하다.

다음 큰 이유가 수백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경제권 즉 예산편성권이다. 예산편성권은 여전히 단체장에게 있고 의회는 승인만 할 수 있는 체제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모르고 지나가는 영역이지만 해본 사람은 그게 엄청 큰일이라는 걸 안다. 단체장 개인과 소수에 영달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도록 견제할 장치가 현재는 거의 없다.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조례 제·개정권이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법률적으로 지방의회는 지자체의 한 부서처럼 돼 있다.

이제 지방자치를 위축시키는 강력한 중앙집권적인 제도와 관행을 타파하고, 강한 단체장 과 약한 지방의회 구조를 혁신하고 형식적인 주민참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여 중앙정치에 대한 바람을 차단해야 한다. 기존 제도로 선거하면 주민을 위한 선거공약대신 줄투표를 한다. 이런 점에서 일본을 본받을만 하다. 일본은 자치단체장 후보 대부분이 무소속으로 중앙정치에서 자유로운 환경에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선출될 수 있게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거나 동일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지방의회 의원을 뽑아 중앙정치 바람에 차단할 수 있다. 단체장과 의원 후보에 대한 정당공천제는 정당이 자기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칼날이기에 쉽게 고치기는 어렵지만 점진적으로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한다.

강한 단체장, 약한 지방의회로는 제왕적 권력 견제는 요원하고 감시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이런 제도에서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없다. 지방의회에게 자치입법권 등과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여 단체장에 횡포를 막는 방향으로 개선하여 행정에 집중된 권한을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단체를 활성화하여 지방의회가 단체장을 견제하거나 감시를 놓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민단체는 언론에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중앙에 몰려 있다. 지방에 있는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획기적 대책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구조를 바꾸기 위한 변화와 혁신이 절실하다.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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