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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8-11 11:40

  • 오피니언 > 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 시간 ---허수경

기사입력 2022-07-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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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묻는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 차가웠는가

그러면 너는 나에게 물을 것이다

그때, 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 뜨거웠는가

서로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때 서로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그럴 때,

서로의 가슴이 이를테면 사슴처럼

저 너른 우주의 밭을 돌아 서로에게 갈 때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럴 때,

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럴 때,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이 고맙다

 

 

다 때가 있는 법이지, 마음대로 되는 게 있나.....’ 마음대로 안 될 때 마음대로 하는 위로다. 뻔히 알면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 또는 선물이나 더러는 삶.

태풍이 오는 줄 알면서도 그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끝을 뻔히 보면서도 그 끝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삶이기도 한 것이어서 돌아보면 늘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 느낄 수 있었던 것만이고마울 뿐이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 차가웠는가하필 그때, 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 뜨거웠는가눈물을 뚝뚝 떨구던 시간들조차 뒤를 돌아봐야 하는 때가 되면 다 아름다운 것이다. 떠나야 하는 시간 진작 그럴 것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뿐. [문철수 시인]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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