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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과 함께 하는 시

위로 ---권정일/국제신문 신춘문예, 서천시인협회 회원

기사입력 2025-07-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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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한

허공을 겨누고 있는 겨울 나뭇가지들

잎이라는 수의를 다 벗었다 헐렁하다

 

활시위를 놓으며

'활을 배웁니다.' 예를 갖추는 궁수처럼

 

성실했어

허공은 나무의 무릎을 당겨 나뭇가지를 분발하게 한다

 

바람과 어울려 노는 어린 가지들

연한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근육을 키우기 위한 짜릿한 놀이

 

뭉툭한 사람 손가락을 닮은 열매를 떨어뜨린 적 있는

굵은 가지는

기록 경신한 선수 입술처럼 잠깐 동요한다

 

그것은

아름다운 소멸을 지지해 줘서 고맙다는 손 인사

 

생명을 치르고 있구나

가지에 박힌 옹이를

나무의 봄밤이라 부르고 싶어져

 

사람들은 나무에 기대었을 때 가장 맨손이다

 

묵시록 같은 낡은

모자 하나쯤 걸어 두고

사람이 떠나온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불끈,

푸른 눈동자를 가진 동화를 출간하겠지

 

나무야

 

돌아보면

나뭇가지는 가장 멀리 움직여 그쪽으로 나를 올려다보게 한다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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