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같이 눈부신 전설이
노래보다 긴 세모시 한 필 두르고
베틀 위에서 걸어나온다 올올이 감춘 비밀 하나쯤
서러운 옷섶에 숨겨둬도 좋을 여름이다
만월을 품은 언니의 은밀처럼
고요를 길게 당기는 저 식물성 웃음들
속살 한 올쯤 세모시 사이로 비치어도 좋을,
비늘구름
몽수로 얼굴 가리고 반걸음쯤 수줍게 비켜서는데
본 듯 안 본 듯, 시선 하나 슬쩍 털어내는 낮달
당신이 손차양하고 태양의 거리를 잴 때
매미의 후텁지근한 노래는
엄니의 여름을 선들선들 식혀주고 있었다
도투마리에 경전을 쓰며 한숨마저
실꾸리에 감아두고 살던 엄니, 아리고 쓰리던 시간
질긴 생처럼 엮이던,
씨줄과 날줄의 기억 동그랗게 펼쳐놓는데
옥빛 바람이 고운사람 한 벌 입고 저만치 걸었다
속눈썹 긴 고요를 들킨 저 잠자리처럼
새하얀 코고무신 속으로 깃든
나뭇잎 출렁이는 여름, 바람의 솜씨 좀 아는지
올이 긴 칠월이 한들한들 모여앉아
반쯤 너풀거리는 여름을 시침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