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호 / 서천시인협회 이사
문헌서원 뜰에 모델 몇이 나타났네
모델들은 잔디밭에 엎어지거나
옆으로 누우니 흰 살도 보일 듯 말 듯,
당당한 걸음으로 뜰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네
興言蹙口以出聲兮(흥이 나서 입 오므려 휘파람을 부노니)1)
몸매는 젊었던 시절과 달랐지만
염색한 머리카락과 의상은 젊은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고
4월, 문헌서원에 온갖 꽃은 피어나고
나무에 푸른 잎들 부풀어 오르는데
장년(長年)의 여인들은 가슴에서 봄을 꺼내 펼쳤네
人謂我其宣驕(남들이 나를 일러 교만하다 하누나)2)
봄은 평생 그녀들의 가슴속에 들어왔고
머리카락으로 빠져나가곤 했네
전수당에서 글을 읽던 목은과 제자들도 나와
장년의 슈퍼 모델들을 바라보며 환호했네
1), 2) 이색 『목은시고』의 「영개사(永慨辭)」 일부 싯구를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