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2026-07-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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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21 13:51
물길 위의 콩밭
자투리 비탈언덕에 콩알을 묻자
산비둘기 몇 마리가 먼저 찾아왔다
묻어 놓은 콩낱알을
용케도 찾아냈다
참, 제멋대로 살아가는구나
심은 것을 거두게 되는 과정에서
모든 일은 두렵게 알게 될 것이지만.
언젠가는 콩꽃도 피고
물로타리작업까지 마친 무논에서처럼
보배로운 햇살이
내려앉으리라는 생각에
모두 놓아 버릴까, 하다가
끝내 물길 위의 콩밭 언덕가에
반짝이 비닐끈을 둘러치고 말았다
그러다가 다시
산비둘기의
굶주림을 어이 알 수 있을까
설령 안다고 하여도
안다는 것은
결국 망상일 뿐이라는 생각에
쳐놓은 비닐끈을 치워버렸다
언덕배기 비탈진
물길 위의 자투리 콩밭
무논에 햇살이 가득 차올랐다
산비둘기 몇 마리 날아와
굶주린 목을 축였다
기자 (scshinm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