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7-03 10:20

  • 오피니언 > 서천과 함께하는 시

날개들의 휴게소

조순희/서천시인협회 회장

기사입력 2026-01-16 10:31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아침 해를 싣고 경운기가 걸어가는 곳은 어디일까

갯벌이 다칠세라 동죽과 백합을 맨손으로 캐는 섬사람들
새들이 내려앉자 바닷물이 치마처럼 펄럭인다
어디서 온 것일까, 저 휴식들은

과열된 날개들이 쉬었다 가는 유부도에서는
행선지를 묻지 말자
높이 나는데 필요한 건 천둥을 뚫을 푸른 다짐뿐,

멀찌감치 여에 둥지 튼 검은머리물떼새가
저만치 굴러간 둥근 잠을 발밑으로 톡톡 끌어모으고
시베리아 허공을 온몸에 묻히고 유부도에 불시착한
알락꼬리마도요가
가열된 날개를 식히느라 얼마간의 휴休에 들었다

1만 킬로 밖에 있는 호주나 뉴질랜드까지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유부도
국경을 넘기 전에 들르는 이곳 새들의 주유소에서  
갯벌표 밥상과 싱싱한 바다생물들은 덤이다

촘촘한 갯내음 사이로 이착륙을 준비 중인 유부도의 화려한 울음들
휴식을 끝낸 날개 몇
깃털처럼 흰 엔진을 최대주력으로 놓고서, 위잉-
해변 활주로 날아 힘껏 이륙 중이다

 

기자 (scshinmun@naver.com)

  • 등록된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