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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회관 재검토, 과연 바람직한가?”

서천군, 문화예술회관 건립 재검토…매몰비용 군민혈세 낭비 우려

기사입력 2026-08-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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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비용 최소 70억원·행정 신뢰 추락…문화·경제 모두 잃을 수도
서천군이 추진해 온 문화예술회관 신축을 재정난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요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수년간 행정절차를 거쳐 사실상 착공만 남겨둔 대형 공공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예술문화총연합회서천지회(지회장 강석화)와 서천군발전협의회, 서천군기업인협의회 등 지역 주요사회경제예술단체들이 입장문을 연이어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문화예술회관 신축사업은 단순한 공연장 건립사업이 아니다. 노후화와 공간 부족으로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는 기존 시설을 대체하고, 문화복지 확대와 도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 기반시설로 추진돼 왔다. 
실제로 서천군은 그동안 주민 공청회와 행정절차를 거쳐 군청 신청사 인근에 총사업비 474억 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확정됐고, 건축설계와 실시설계, 각종 용역을 마친 데 이어 건축·전기·소방 공사 업체 선정까지 완료된 상태다. 
이미 사업은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까지 진행됐다. 
서천군이 집행한 설계비와 용역비만 23억5천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계약이 체결된 시공업체에 대한 계약해지 위약금과 각종 손해배상, 법적 분쟁 비용까지 감안하면 매몰비용은 최소 70억원~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송 결과에 따라서는 실제 손실은 그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서천군은 최근 사업 재검토를 위한 TF팀 구성에 나서 공식적으로 백지화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매몰비용 산정과 계약 해지에 따른 법률 검토에 착수한 점은 사업 중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서천군 관계자는 “서천군의 재정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속에서 현 예술의전당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쪽으로 군수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발생할 매몰비용보다 향후 운영비 부담과 공사비 상승 등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서천군의 주장대로 서천군의 재정 상황은 녹록치 못하다. 서천군은 현재 401억의 빚을 갖고 있다. 2024년과 2025년 연이어 터진 집중호우 피해 복구와 특화시장 화재, 특히 행안부 교부세 감소가 동시에 밀어 닥치면서 서천군의 재정난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같은 재정난의 근본 이유는 다른 변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서천군의 교부세 감소가 결정적인 이유인데 지난 2023년 312억, 2024년 402억원 등 최근 2년간 줄어든 교부세만 해도 714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서천군 재정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교부세는 국가적인 반도체경기 호황에 힘입어 내년부터 1~2백억원 가량의 교부세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군의 문화예술회관 건립 재검토 명분의 재정난은 설득력이 약하다. 
지역사회 역시 재정 논리만 앞세운 서천군의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행정의 신뢰성이다. 
수년 동안 주민들에게 사업 추진을 약속하고 예산을 투입했으며 관련 업체들은 계약을 체결해 공사를 준비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 방향이 갑자기 뒤집힌다면 앞으로 서천군이 추진하는 어떤 대형사업도 주민과 기업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칠 충격도 만만치 않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지역 상권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474억 원 규모의 공공투자는 지역 업체와 자재업체, 장비업체, 건설근로자들에게 적지 않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돼 왔으나 사업 중단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할 일자리뿐 아니라 숙박·음식업과 소상공인 매출 증가 효과까지 사라지게 된다.
문화예술 분야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문예의전당은 40년이 넘은 건물로 시설 노후화와 협소한 공간으로 대형 공연과 전시 유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은 오랫동안 새로운 문화공간 조성을 염원해 왔으며, 군민들 역시 수준 높은 공연과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기대해 왔다. 신축 계획이 무산될 경우 문화 인프라 확충은 다시 수년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창규 서천군발전협의회장은 “문화예술인들의 오랜 숙원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지막 동력마저 스스로 걷어차는 결정”이라며 “백지화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군민 서명운동 등 모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인단체와 문화예술단체 역시 행정의 일관성이 무너지면 지역 투자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문화예술회관 건립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천군의 판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서천형 기본소득 추진과 300억원 가량의 재정 부담을 고려한 정책 조정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 서천군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천군기업인협회 관계자는 “문화예술회관 건립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서천의 미래 문화자산이자 지역경제를 견인할 성장 인프라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후퇴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의 미래 가치를 따져보는 냉철한 정책 판단이고 행정의 한 번의 결정이 서천의 10년, 20년 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검토는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민 김모씨도 “행정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고 단기적인 재정 부담만을 이유로 이미 상당한 예산과 사회적 합의를 거친 사업을 중단한다면 그 피해는 단순히 매몰비용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행정 신뢰의 상실, 지역경제 위축, 문화 경쟁력 약화라는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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