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계, 공적 예산으로 비판 언론 길들이기 ‘우려’
서천군이 군정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특정 지역언론을 대상으로 행정광고 집행을 제한하고 해당 언론사의 군수 면담까지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 지방자치단체의 언론 대응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언론계에 따르면 서천군 홍보부서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현 유승광 군수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한 일부 지역신문과 인터넷언론에 군정 홍보 광고를 집행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서천군이 집행한 유승광 군수 취임광고에는 지역신문 2곳과 인터넷언론 1곳 등이 광고 집행 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과거 민선 8기 김기웅 전 군수 재임 당시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온 다른 언론사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광고비가 배정됐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광고 집행의 객관성과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광고 집행 여부가 언론사의 보도 성향이나 군정 비판 여부와 연동됐다면 단순한 홍보예산 집행을 넘어 행정권을 활용해 비판적인 언론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집행하는 행정광고는 군수 개인이나 특정 부서의 사적 자원이 아니라 주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 예산으로 광고 집행에는 매체의 도달률과 영향력, 홍보 효과, 독자 규모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서천군 사례에서 더욱 논란이 되는 부분은 광고 문제와 함께 취재기자의 요청에도 유승광 군수가 면담을 거부하는 등 취재·소통 과정에서도 특정 언론사가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주민을 대신해 행정을 수행하는 공적 책임자다. 언론과의 면담이나 취재 협조 과정에서 특정 언론사를 일률적으로 배제한다면, 그 기준과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의 역할은 지방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예산 집행과 인사, 각종 개발사업과 행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감시하고 주민에게 전달하는 것 역시 지역언론의 핵심 기능이다. 비판적인 보도를 이유로 광고를 끊거나 취재 접촉 기회를 제한하는 관행이 반복될 경우 언론사가 행정기관의 광고와 취재 편의를 의식해 보도를 스스로 위축시키는 이른바 ‘자기검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쟁점은 서천군이 특정 언론사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느냐에만 있지 않다. 어떤 기준으로 광고 대상을 선정했으며, 그 기준이 모든 언론사에 동일하게 적용됐는지, 비판 보도가 광고 배제나 면담 거부의 실질적인 이유였는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주민 김모씨는 “행정기관과 언론의 관계는 우호적이냐 적대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알 권리와 행정의 투명성을 어떻게 보장하느냐의 문제다”며 “지자체가 비판을 이유로 언론을 제재한다는 의심을 받는 것 자체가 지역사회에는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서천군이 객관적인 광고 집행 기준과 언론 대응 원칙을 공개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