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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특화시장 재건축 이대로 추진할건가?

기사입력 2026-09-04 09:18 수정 2026-09-0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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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은 신뢰가 최우선이다. 행정이 한 번 내놓은 설명이 뒤집히고, 책임져야 할 공공기관이 민간업체 뒤에 숨으며, 사업 당사자인 상인들이 정작 자신들의 점포와 직결된 설계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했다면 문제는 단순한 설명회 파행에 그치지 않는다. 행정의 기본인 절차적 정당성과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천특화시장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최근의 갈등이 바로 그렇다. 서천군과 상인회 사이에 사실관계를 둘러싼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화재로 시장을 잃은 상인들이 2년 넘게 임시시장 생활을 견디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사를 하루라도 앞당겨야 할 행정이 오히려 불신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면, 이제라도 사업 추진 방식 자체를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설명회가 열렸느냐, 누가 설명회 참석을 거부했느냐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상인들이 유승광 군수의 민선 9기 서천군 행정의 설명을 믿지 못하게 됐느냐는 점이다. 상인회는 서천군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설명회 파행의 책임을 상인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군이 상인들이 설명회를 요청했고, 마련된 설명을 듣기도 전에 거부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 상인회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반면 군은 상인들의 요구를 반영해 설명회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행정이 취해야 할 태도는 언론을 통한 공방이 아니다. 회의록과 공문, 설계도서, 입찰공고, 관계기관 협의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해 무엇이 사실인지 주민 앞에서 검증받아야 하고 그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더욱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대목은 설계면적 논란이다. 상인회는 입찰공고 당시 제시된 연면적과 기본설계안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으며, 그 결과 점포면적 축소가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한다. 군은 점포면적 축소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간단하다. 말이 아니라 도면으로 확인하면 된다. 당초 사업계획에서 제시된 면적, 입찰 공고상의 면적, 기본설계안의 면적, 변경된 설계안의 면적을 항목별로 공개하면 된다. 점포 수와 개별 점포 면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공개하면 된다. 공사비와 사업비의 변동 내역까지 투명하게 제시하면 특혜 의혹이 있는지 없는지도 상당 부분 가려낼 수 있다.
특히 민간 입찰업체가 계약 체결 이전 단계에서 설명회의 핵심 당사자로 나선 것이 적절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인들의 이해가 걸린 공공사업에서 최종적인 책임은 발주기관과 사업 시행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에 있다. 계약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은 업체가 설계와 시공에 관한 설명을 하고, 공공기관은 한발 물러서 있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공공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설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책임지느냐다. 상인들이 요구하는 것도 결국 이 지점으로 보인다. 민간업체를 앞세운 설명이 아니라 서천군과 관계 공공기관이 직접 사업의 경위와 설계 변경, 면적 산정의 근거, 향후 계약 절차를 설명하고 책임지라는 것이다. 이 요구가 과도한 것인지 행정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서천군민의 재산과 생계가 걸린 공공사업이라면 오히려 너무나 당연한 요구에 가깝다.
행정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정치적 조직이 아니다. 한 번 설명한 사실에 대해서는 자료와 기록을 통해 일관되게 책임져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서천특화시장 재건축 사업의 속도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오랜 기간 공사가 지연됐다는 이유로 잘못된 절차까지 서둘러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채 공사를 강행하면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액, 추가적인 분쟁으로 오히려 사업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천군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기존 절차를 무리하게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멈춰 사업을 전면적으로 점검할 것인가. 답은 후자여야 한다. 서천군은 지금이라도 한발 물러서야 한다. 입찰과 기본설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상인들의 정당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뒤 투명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공사를 늦추는 길이 아니라, 더 이상의 지연과 분쟁을 막고 제대로 된 시장을 가장 빨리 완성하는 길임을 당부해 본다.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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