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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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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의 미래 버린 서천군의 위험한 역행

기사입력 2026-09-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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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이 재정 건전성 확보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워 11개 주요 대규모 투자 사업에 칼을 빼 들었다. 검토 결과 5개 사업 중단 및 2개 사업 보류라는 결정을 발표, 군은 이를 통해 향후 약 550억 원의 군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단체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수년간 수십, 수백억 원의 행정 자원이 투입되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지역의 미래 전략을 손바닥 뒤집듯 무력화하는 것이 과연 군수의 책무를 다하는 재정 운영인지 비판적 시각을 거두기 어렵다. 이번 조치는 실질적인 재정 절감이 아니라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수십억 원의 혈세를 길거리에 내던지며, 서천의 미래 성장동력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근시안적 정치 행정’의 전형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사업 중단으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행정적·재정적 손실이다. 단적인 예로 군이 약 474억 원의 사업비를 절감하겠다고 밝힌 문화예술회관 신축 사업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 사업은 이미 행정 절차와 상세 설계를 마치고 시공업체 선정까지 완료된 완성 단계에 이르러 있었다. 계약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일방적인 사업 파기는 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금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액만 최소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예산을 아끼기는커녕 아무런 실익도 없이 수십억, 수백억 원의 혈세를 허공으로 날려 보내야 하는 기형적인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꼴이다. 
행정의 난맥상은 다른 사업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총사업비 93억 원이 투입되는 장항아우름회관 건립공사의 경우 군비는 3억원에 불과, 사업의 97% 이상을 지역소멸기금 등 국비로 충당하는 사업임에도 서천군이 이를 보류 조치한점은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셈법이 우선시된 전형적인 ‘전임 군수 업적 지우기’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더욱이 이번 백지화는 단순한 단일 시설 건립 중단에 그치지 않는다. 문화예술회관과 연계 추진되던  384억원 규모의 서천교육지원청·서천도서관 신축 및 이전 사업마저 차질을 빚게 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맞물려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 건설경기 부양을 이끌어 낼 대형 연계 프로젝트들이 도미노처럼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지금 지역 건설업계와 골목상권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침체로 고사 직전에 몰려 있다. 이러한 시기에 대규모 공공 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지역 경제에 단비는커녕 치명적인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연관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경제적 타격을 감안하면, 군이 아끼겠다고 주장하는 550억 원보다 훨씬 큰 실질적 손실이 서천군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지역 정가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절감된 예산의 향방을 둘러싸고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장기적인 도시 인프라 구축과 성장기반 마련을 포기하는 대신, 유승광 군수의 핵심 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 등 현금성 복지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예산을 쥐어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백년대계를 바라보며 기초를 다져야 할 지방행정이 단기적인 선심성 정책을 펼쳐 정치적 치적을 쌓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더욱이 재정 위기라는 군의 명분 역시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정부 예산안 및 세수 전망에 따르면, 반도체경기 활성화 등 국세 수입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지방교부세가 증액됨에 따라 서천군에 할당될 의존재원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시적인 재정 수치만을 핑계 삼아 숙원 사업들을 대거 팽개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이다. 이는 재정 리스크 관리가 아니라, 전임 군수가 추진했던 사업들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정치적 셈법이라는 의혹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단체장은 바뀌어도 행정은 연면히 이어져야 한다. “건물의 크기보다 군민의 삶을 우선하겠다”는 유 군수의 명분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그것이 미래를 향한 내실 있는 투자로 이어져야 하지 당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미래 전략을 훼손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유승광 군수가 강조한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이 기대되는 서천’은 이같은 행정으로 절대 오지 않는다. 서천군은 지금이라도 사업 백지화에 따른 막대한 손해배상금과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군민의 미래를 담보로 한 위험한 재정 주사위를 함부로 던지는 행위를 당장 멈추길 당부해 본다.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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