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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 하나에도 ‘서천’의 마음을 담자

기사입력 2026-09-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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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다가오면 마음은 자연스레 고향으로 향한다. 그리운 사람에게 건네는 선물 역시 물건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무엇을 선물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에는 받는 사람에 대한 마음뿐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공동체를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가치관까지 담긴다.
그렇다면 올 추석에는 선물 하나에도 고향을 담아보면 어떨까. 서천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과 지역 특산품을 선택하는 일이다. 
서천은 농업과 어업이 함께 살아 숨 쉬는 고장이다. 기름진 들녘에서 생산되는 쌀과 농산물이 있고, 서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수산물이 있다. 한산소곡주와 서천김을 비롯해 모시떡, 멸치, 박대, 조기, 도토리묵 등은 오랜 세월 서천 사람들의 손맛과 정성이 축적된 지역의 자산이다. 중요한 것은 이 상품들이 단순한 ‘지역 특산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생업이 고스란히 담긴 생산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정작 지역 주민들이 충분히 소비하지 않는다면 지역경제의 선순환은 기대하기 어렵다. 외지에 팔려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향 사람이 먼저 찾아주고 인정해주는 것이야말로 지역 상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출발점이다.
서천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활력도 예전 같지 않다. 지역에서 돈이 벌리고도 그 돈이 곧바로 외부로 빠져나간다면 지역경제의 혈액순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서천 특산품을 구입하는 일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한 농가의 생산을 지지하고, 한 상인의 매출을 늘리며,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돕는 경제적 행위다. 동시에 ‘내가 사는 고향을 내가 먼저 지키겠다’는 애향심의 구체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애향심은 마음속에만 간직한다고 지역을 살리지 못한다. 서천이 어렵다는 걱정, 인구가 줄어든다는 한탄, 청년이 떠난다는 안타까움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고, 지역 업체의 상품을 선택하고, 고향에서 생산된 물건을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는 것. 바로 이런 평범한 행동이 생활 속 애향이다. 특히 추석은 그 실천의 효과가 가장 커질 수 있는 시기다. 수많은 가정과 기관, 기업이 선물을 주고받는 만큼 지역 상품을 선택하는 작은 차이가 모이면 지역경제에 상당한 힘이 될 수 있다. 서천군민과 출향인들이 한 번 더 서천의 상품을 살펴보고, 지역 기업과 기관들이 명절 선물부터 지역 생산품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면 그 자체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든든한 소비 기반이 된다.
물론 ‘고향 상품이니 무조건 사달라’는 호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는 품질과 가격, 디자인, 배송과 서비스까지 꼼꼼히 따진다. 지역 상품이라는 이유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피해갈 수도 없다. 생산자와 유통업체가 품질 향상과 가격 경쟁력 확보, 포장 개선과 온라인 판로 확대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지역 상품이어서 사주는 제품’이 아니라 ‘좋은 제품이어서 다시 찾는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행정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제 앞가림도 하지 못하는 서천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천군이 지역 특산품의 홍보와 판매에 전혀 관심도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지역내 기업과 공공기관, 사회단체 만큼은 지역에서 얻은 성과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역 생산품 구매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인 우리 자신의 선택이다. 올 추석 선물 목록을 펼쳐놓고 외지 유명 브랜드를 고르기 전에 한 번쯤 서천의 상품을 살펴보자. 
그곳에는 대기업 제품 못지않은 품질과 오랜 세월 축적된 전통이 있다. 무엇보다 생산자의 얼굴을 알고, 그 상품이 어떤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
서천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먼저 오늘의 소비부터 돌아보자. 고향을 사랑하는 가장 솔직한 방법은 고향이 만들어낸 결실을 사랑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서천의 정성과 풍요를 선물하자. 서천을 살리는 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고향을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우리 모두의 손끝에 있음을 당부해 본다.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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