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대금도 세입으로 잡아...재정계획 덩달아 부실
충남도의회 조동준 의원이 충남도의 재정위기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세입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고 불확실한 자산 매각대금을 예산에 반영하는 한편 지방채 발행까지 늘려온 재정운용 방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의원은 15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민선 9기 충남도정이 심각한 재정위기 속에서 출범했다”며 “신규 사업 추진은커녕 20% 의무절감이라는 극약처방까지 꺼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재정위기의 본질을 ‘세출에 맞춘 세입 과다추계’로 규정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충남도의 2025회계연도 결산 결과 순세계잉여금은 마이너스 920억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번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843억원을 감액 편성한 배경에도 이 같은 재정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조 의원의 설명이다.
세입 흐름은 이미 경고음을 냈다. 충남도의 초과세입금은 2022년 1756억원에서 2023년 186억원으로 급감했고, 2024년에는 마이너스 1993억원, 2025년에는 마이너스 3047억원으로 돌아섰다.
조 의원은 특히 자산 매각대금을 세입으로 잡는 관행을 문제 삼았다. 안면도 관광지 3·4지구 토지 매매대금 765억원이 세입 결손으로 이어졌는데도 2026년 예산에는 금강수목원 관련 매각대금 3000여억원을 세입으로 편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매각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세출 규모를 맞추기 위해 세입부터 잡는 무리한 관행이 재정 파탄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예산의 출발점인 세입 추계가 흔들리면 이후의 세출과 재정계획 역시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지방채 증가도 도마에 올랐다. 충남도의 지방채 발행액은 2022년 2353억원에서 2023년 2888억원, 2024년 4929억원, 2025년 6615억원으로 늘었다. 4년간 누적 발행액은 1조6785억원에 달한다.
조 의원은 “행정안전부의 초과발행 승인까지 받아가며 미래를 담보 삼아 빚을 늘리는 사이 도민의 삶이 과연 얼마나 나아졌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법으로는 세입 추계의 정확성을 높이고 체납 최소화와 징수율 향상에 나서는 동시에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하는 세출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자산 매각대금은 매각 성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가시적인 사전절차가 마무리된 뒤 세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에도 책임을 요구했다. 세입예산 심사를 강화하고 지방채 발행을 별도 의안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한편, 고액 자산 매각과 지방채 상환 현황을 정기적으로 보고받고 점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 의원의 발언은 결국 ‘얼마를 쓰느냐’보다 ‘얼마를 확보할 수 있는지를 얼마나 정확히 판단했느냐’가 지방재정 운용의 출발점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재정위기를 단순한 지출 절감으로 봉합할 것이 아니라 세입 추계와 자산관리, 지방채 운용을 포함한 예산 편성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현재의 재정위기를 타개하는 것은 도지사와 공직자, 도의회 모두의 공동 과제”라며 “정확한 세입추계와 책임 있는 재정관리를 통해 충남 재정의 건전성을 바로 세우고 도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