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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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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빛으로 다시 밝히는 서천의 미래

기사입력 2026-09-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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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의 계절 가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秋夕)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둥근 달이 온 누리를 비추고 밭과 들녘마다 땀방울로 일궈낸 곡식과 과일이 결실을 맺는 한가위는 단순한 연휴 그 이상의 깊은 뜻을 품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에게 추석은 한 해 농사에 대한 감사의 절기이자, 이웃과 풍요를 나누며 공동체의 우애를 다지는 따뜻한 화합의 장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에는 굶주림 없이 모두가 넉넉하고, 모난 마음 없이 서로를 껴안았던 삶의 지혜와 연대의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오늘날 우리가 맞이한 서천군의 현실은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서천은 지방 소멸의 거센 파도와 인구 감소, 지역 경제의 위축이라는 엄중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정든 고향을 떠나고, 농어촌 마을의 불빛은 하나둘 꺼져가며, 오랜 시간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의 돌봄 문제는 갈수록 깊은 시름을 더하고 있다. 지난날 서천을 받쳐주던 온기 넘치는 공동체 의식마저 바쁜 현대 사회의 파편화된 일상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 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우리는 추석이 가진 본래의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한다. 한가위의 핵심은 ‘나눔’과 ‘함께함’이다. 홀로 맺는 결실은 진정한 풍요가 될 수 없으며, 이웃과 함께 웃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결실은 가치를 지닌다. 지금 서천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한가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지역 공동체의 회복’이다. 서천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손을 잡고, 서로의 어깨를 뚝심 있게 지탱해 주는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서천 공동체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의 다각적인 노력과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행정과 지방의회는 단순한 사업 집행을 넘어 주민들의 삶을 온전히 보듬는 든든한 둥지가 되어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세심한 거물망 복지를 구축하고,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와 청장년층의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천의 미래인 청년들이 고향에 뿌리내리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과 주거, 문화 인프라 조성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주민과 소상공인, 기업 간의 상생 의지가 필수적이다. 명절 장보기 하나에서부터 우리 지역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적극 이용하고, 서천에서 생산된 우수한 농수축산물을 앞장서 소비하는 작은 실천이 지역 경제의 혈류를 돌게 하는 마중물이 된다. 지역 내부에서 돈이 돌고 온기가 순환하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만드는 것은 지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셋째, 마을 단위의 자치 역량과 이웃 간의 대화 채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서로 다른 세대와 계층, 그리고 새롭게 서천에 정착한 귀농·귀촌인들이 이질감 없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마을 회관과 지역 커뮤니티 공간을 활성화해야 한다. 외로움과 고립에 시달리는 홀몸 어르신이나 다문화 가정, 취약계층을 향해 먼저 안부를 묻고 손을 내미는 따뜻한 정이 마을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야 한다.
서천은 오랜 역사 속에서 숱한 비바람을 견뎌낸 저력 있는 고장이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 빚어낸 풍요로운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묵묵히 터전을 일궈온 주민들의 강인한 삶의 궤적이 이를 증명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이 아무리 험난할지라도, 우리가 서천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서로를 믿고 합심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시련은 없다.
이번 한가위만큼은 이기적인 경쟁과 갈등의 짐을 잠시 내려놓자. 보름달 아래 모여 앉아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고, 주변의 외로운 이웃에게 밥 한 술 더 얹어주는 마음을 나누자. 그 작고 따뜻한 온기들이 모일 때, 서천은 누구나 살고 싶고 지속 가능한 희망의 터전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둥근 달빛이 서천의 들녘과 바다, 그리고 모든 가정의 창가를 따스하게 비추고 있다. 그 달빛처럼 맑고 환하게, 우리 모두가 서로의 빛이 되어 서천 공동체의 새로운 내일을 함께 밝혀나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기자 (scsh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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